길을 관철할 수 인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능력부족, 가정사정, 건강문제, 연령, 기력소실……
수많은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은 도중에 길을 포기한다.
꿈을 잃은 나는 현실을 사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어느새
그시절의 꿈마저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그 날 확실히 알았다.
오우마씨는 「내가 될 수 없었던, 내가 되고싶었던 나」라고.
산드로비치 야바코의 우라 선데이 만화. 그림은 다로메온. 놀랍게도 [덤벨 몇키로까지 들 수 있어?]의 작가입니다. 본 적은 없지만 근육근육 만화라는 건 같네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요 몇년간 진짜 지랄같은 좆세계 만화들만 나오다가 이런 만화를 보게 돼서 아주 감격할 지경. 그나마 소년만화 중에서 괜찮다고 생각했던 귀멸의 칼날이 최종장에서 뇌절해버렸고, 비슷하다 못해 거의 유사한 바키는 웃기지도 않는 개그만화가 됐고. 만화계가 이 꼴이다 보니(사실 만화 뿐만 아니라 서브컬쳐 전부가 형편없는 끔찍한 시대입니다) 켄간 아슈라 정도만 돼도 탑 클래스라고 느껴집니다.
이 만화는 초반 빌드업용 전투 몇개만 빼면 사실상 권원 토너먼트가 전부인 만화입니다. 토너먼트 대회는 옛날옛적부터 만화계의 단골손님인데 그 중 특히 유명했던 것이 바키 1부의 최대토너먼트였습니다. 바키의 최대전성기이기도 했습니다. 애당초 바키랑 매우 흡사한 만화라서 자꾸 그 최대토먼트랑 비교하면서 보게 되는데, 제가 느끼기엔 켄간이 더 나았습니다. 예상을 확 뒤엎는 시합이나 뜬금 전개는 바키가 더 나았다고 생각하지만 시합 하나하나의 밀도는 켄간이 더 좋거든요. 캐릭터 설정도 요즘 시대의 클리셰를 따르고 있어서 옛날 만화의 구닥다리 느낌도 없고 연출력은 당연히 최근 만화가 더 낫고. 물론 그조차도 못하는 쓰레기 요즘 만화도 널렸지만.
토너먼트를 보면서 의외라고 생각했던 점은 결국 강자가 이기는 전개였습니다. 더 약한 캐릭터가 더 강한 캐릭터를 이기는 하극상 전개가 거의 없습니다. 아 딱 봐도 얘가 더 쎄다고 느끼면 거의 그대로 승부가 그쪽으로 납니다. 의외성을 상실하면서 결국 강한 놈이 이기는게 맞다는 당연한 이치를 보여주면서 오히려 의외의 만화가 된 겁니다. 특히 이런 전개의 결정판이 바로 최종전이었습니다. 어떻게 봐도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벽이 진짜 벽이었음ㅋㅋㅋ 요즘 적 캐릭터들이 그다지 강하게 느껴지는 만화가 많지 않아서 반가운 느낌이었습니다. 솔직히 강함은 둘째치고 매력있는 라스보스였냐면 그건 아니지만.
뭐 그리고 이런 만화의 공통분모가 꼭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보다 다른 캐릭터끼리 쌈박질 하는 게 훨씬 재밌다는 거. 주인공이 딱히 싫다거나 그런 건 아닌데 그렇다고 매력적인 캐릭터도 아니죠. 라이안, 세츠나, 기젠가, 하나후사, 가오란, 오오쿠보, 율리우스 이런 애들이 훨씬 재밌었습니다. 그런데 캐릭터들 이명들이 전부 유치함ㅋㅋㅋㅋㅋㅋㅋㅋ 흑주의 망령... 울부짖는 투혼... 꿈의 나라에서 온 남자...
근데 중반의 반역 스토리는 굳이 필요했나 싶습니다. 정형적인 토너먼트 31경기만 하자니 질릴 수 있어서 넣은 스토리같긴 합니다. 그치만 전쟁씬을 넣을거면 상대방 측에 확실하게 강한 캐릭터를 몇마리 등판시켜서 뜨겁게 싸우든가... 애당초 총 가지고 와서 싸우지 대체 왜 근접전???????? 대회 중간중간에 넣은 떡밥들이 고작 이런 걸 위해서였다니 좀 허무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터 좀 신경쓰이는 연출이 있습니다. 바로 반전의 반전의 반전의~ 주고받기. 공격이 들어갔다! -> 사실 유도한거였음 -> 그래도 소용없음! 대충 이런 느낌. 이 패턴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요? 블리ㅊ.. 뭐 재밌었으니 됐지만.
또 아까운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서브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야마시타 아저씨. 서브주인공은 무슨ㅋㅋ 어딜 어떻게 봐도 히로인 포지션인데ㅋㅋ 이렇게 된 거 정년퇴임 직전 수준의 아재 대신에 젊고 탱탱한 여편네로 설정하는 게 훨씬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켄간이 다른 만화랑 가장 다른 부분이 바로 이 포지션이죠. 애당초 히로인들도 다 애매해서(이 만화가 히로인이 의미있는가는 둘째치고). 하나는 좆경, 하나는 근육... 도박년이 그래도 제일 낫긴 한데 엑스트라 수준의 비중이라서...
의외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여편네는 사야카. 매번 캐릭터 소개 문구를 어디서 연구해왔는지 라임 사는 등장씬 연출 수고했습니다. 복장도 좋고. 문제는 왜 굳이 앰흑??
뭐 어쨌든 재밌었습니다. 2부 오메가는 지랄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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