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못을 저질러버렸다.
밀레니온이 아니라, 해리 맥도웰을 선택해 버렸다.
하지만, 지금은 후회하지 않아.
너를 쏜다니…… 할 수 없다고」
내기에 져서 보게 된 26화짜리 호모물입니다. 꼬츄들이 잔뜩이야!
싸내들의 뜨거운 애증관계는 분명히 제가 환장하는 장르입니다. 하지만 총싸움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그렇게 재밌게 봤냐 하면 그건 아니고 적당히 볼만했습니다.
1기를 과거편, 2기를 현재편으로 구성하는 방법은 장단점이 확실히 드러나는 구성입니다. 이렇게 나누는 경우, 1기와 2기의 재미와 분량을 적절하게 분배할 수 있냐가 핵심이 됩니다. 아쉽게도 건그레이브는 1기에 분량을 너무 소모해서 늘어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더 잘 만들 수 있었을 2기도 그 포텐을 다 터뜨리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특정 씬으로 범위를 좁혀서 봐도 25, 26화에 나오는 해리의 회상 분량을 좀 더 줄이거나 다른 씬에 배치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마음에 들었던 캐릭은 분지와 해리. 분지는 특히 브랜든과의 대결이 제법 뜨거웠습니다. 해리는 브랜든과의 애증관계나 자유를 갈망하던 모습이 삐뚤어진 형태로 나타나고, 과거의 친구들을 잊어가며 브랜든이 빅대디를 선택했음을 알았을 때(진위는 어쨌든) 한번 더 삐뚤어지는 면면들이 꽤 잘 만들어졌어요.
영 별로였던 캐러는 빅대디. 별로 재밌는 캐릭성을 가진 할배도 아니라서 심심한 것도 그렇지만, 애당초 브랜든과 해리가 왜 이런 틀딱에 잡혀있는지 미스테리였습니다. 같은 보스이면서 해리와 상극에 있다는 입장은 쓸만했습니다만 그래도 영 재미없는 캐릭터. 브랜든도 재미없었습니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해리였지만 작품 내내 조직의 철학이니 뭐니 하는 모습이 좀 그랬어요. 어느 야겜에서 1과 9 어느쪽을 구하고 싶냐면 당연히 자신에게 더 소중한 1을 구한다고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결국 브랜든 자체가 전혀 공감이 가는 놈이 아닙니다. 물론 이 남자의 경우는 9를 지키는 것이 결국 자신의 소중한 1들을 '지킨다'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부적당한 관점일 수 있겠습니다만 여튼 인간으로서 해리에 비해 공감이 가는 캐릭터가 아니었습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심심한 것도 한몫 했지만. 하지만 마지막에 해리를 쏠 수 없었다면서 우는 장면은 꽤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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