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배웠던 단어는, 나.
두번째는, 제로투.
그리고, 세번째는── 달링
트리거의 2쿨짜리 오리지날 애니메이션. 그렌라간 스탭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보니 관련 오마쥬가 많습니다. 그렌라간 뿐만이 아니라 에반게리온 등등 굵직굵직한 애니 오마쥬도 잔뜩. 아니, 잔뜩 있다 못해 쓸데없이 오마쥬만 쑤셔박은 애니라고 생각해도 될겁니다.
요즘 이렇다 할만한 메카물이 안나오는 안나오는 애니 업계에서 트리거+그렌라간 스탭+메카물이 합체한 오리지날 애니가 등판했으니 방영 전부터 주목도가 높았던 작품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메카물에 대한 그 어떤 로망도 흥미도 없지만 적어도 당분간 주말드라마는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감각으로 꾸준히 챙겨보긴 했습니다. 하지만 메카비중은 거의 없으며 결국 최종평은 앞에서 언급한대로 오마쥬 짬뽕이 지나친 애니였고 스토리의 구심점도 보이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나마 확실한 주제는 '어른이 되기 위한 아이들의 성장드라마'라고 생각되지만 그조차도 딱히 묘사가 좋다고 느끼진 못했습니다. 게다가 캐릭터 간 이야기 비중의 편차가 굉장히 큽니다. 확실한 예로 코코로-미츠루에 집중된 중반 에피소드 덕분에 나가떨어지는 동료들 스토리가 있군요. 물론 전 저 둘이 가장 마음에 드는 꼬츄+여편네라서 좋긴 했지만 그렇다고 다른 캐릭터들을 병풍으로 만들어버린 전개는 칭찬해줄 수 없습니다.
후반 초전개도 뜬금없고 매력있는 전개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되는대로 의식의 흐름을 따라 스토리를 매주 짜내다보면 이런 스토리가 되지 않을까요.
그나마 하나 칭찬해주고 싶은 곳은 바로 13화 과거편. 이 한편만은 다른 애니와 비교해서도 굉장히 잘 만들어진 에피소드였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괴물로 태어난 생명체와 그녀를 구원해준 한 소년이라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였지만 25분의 플레이타임 속에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분량으로 딱 좋은 속도감으로 이야기 전개를 한 저력을 평가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회상이 끝나면서 주인공이 히로인을 기억해내는 대사부터 시작해서 히로인이 뒤돌아보는 장면이 엔딩브금과 함께 굉장히 절묘했습니다. 이어서 동화책 스탭롤까지.
그 외에 좋았던 에피소드는 2화의 헤타쿠소 장면 정도? 캐릭터는 미츠루+코코로와 나인즈의 알파. 알파는 결국 이도저도 아닌 역할을 맡은 캐릭터가 되어버렸지만 적어도 비주얼과 목소리는 섹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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