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쿠씨… 너무 어렵잖아」
사코 토시오의 도박만화. 지금까지 별 관심을 안줬던 만화였는데 다 보고 나니 왜 도박만화 GOAT 취급받는지 이해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뭐 이딴걸 전략이나 트릭이라고 우기는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구린 만화였습니다. 극초반 에피소드인 폐건물 탈출편이 특히 심해서 중도하차 충동을 크게 느꼈습니다. 하지만 0엔 도박편부터 슬슬 재밌어지더니 에어포커편은 도박만화 에피소드 GOAT로 인정할 수 있을만큼 대단한 에피소드였습니다.
흔히 주인공을 천재로 설정하는 수많은 작품들을 봐도 그냥 어처구니 없는 천재 어필만 볼 뿐 진짜로 감탄이 나올만한 천재를 본적은 없습니다. 그야 작가가 천재가 아니니까요... 그런데 이 만화 주인공은 도박의 천재라는 인물상을 가장 잘그려낸 캐릭터가 아닐까 합니다. 기본 대가리부터 천재인 것은 에어포커편의 덱 짜기만으로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 전체 판을 짜는 능력도 여태 본 지능형 주인공 중에서 가장 뛰어난 놈입니다. 물론 이러한 전략을 반복하기 때문에 결국은 또 주인공의 계획대로구나... 하면서 만화를 보게 되는 점은 다른 만화랑 다를 바 없긴 합니다.
이 만화의 평가가 좋은 것은 그냥 순수 만력이 높은 것도 있지만 작화력이 또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림이 밍숭하게 어설픈 극화체 느낌이었는데 중반부터 크게 발전하더니 에어포커편 가서는 작화력과 연출력이 정점에 오릅니다. 작가가 죠죠빠라는 말이 있던데 실제로 연출이나 그림을 보면 죠죠 느낌을 크게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이 특히 크게 드러났던 에피소드는 배틀십편이었습니다. 솔직히 배틀십편의 재미는 좀 애매했는데 죠죠 감성을 대놓고 드러낸 편이라서 나름 정감가긴 했습니다.
사실 이 만화가 도박만화긴 하지만 3할쯤은 액션만화입니다. 쌈박질 하는거 보면 사람새끼들이 아닌 거의 초인급으로 싸우는데 이게 또 묘하게 볼만합니다. 도박 실컷 해놓고 또 힘으로 승부본다는 것도 좀 웃기긴한데 어찌됐든 도박+액션을 맛깔나게 잘 조합한 만화죠. 작가가 복싱같은 격투기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도박만 그리려니 머리 아파서 액션 좀 그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0엔 도박이 좀 신박했습니다. 도박 에피소드 재미로는 에어포커편이 압도하지만 알리바이를 건다는 0엔 도박만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굉장했습니다. 사실 이때부터 도박마가 재밌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고 해서 꽤 인상에 남은 에피소드입니다. 그 뒤에 미궁편도 나름 재밌고.
하지만 최종전인 두령사냥은 좀 애매한 느낌이 있습니다. 리액션 담당들은 다 멀리서 음성만 듣고 직접 관전을 못하니 덜 뜨거워지는 느낌도 있고, 무엇보다 앞에서 했던 에어포커편이 너무 강렬해서 두령사냥이 상대적으로 시시하게 느껴지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 최종보스인 두령도 주인공에 대한 감정 묘사를 더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구요.
뭐 어쨌든 엔딩마저 잘 마무리한 명작입니다. 뜬금 스케일이 너무 커지는 엔딩이었지만 그냥 완결 기분 내고 싶은 걸로 이해하면 되니까ㅋㅋ
만갤에서 복싱마를 보다가 관심 생겨서 보게 된 만화인데 작가의 순수 만력이 굉장해보입니다. 그런데 차마 여편네가 쌈박질하는 바투기는 못보겠네요. 도박마와 복싱마에 비해 구리다는 평도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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