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지도 않는데 연인이라든가
돈을 갖다 바친 카즈군이 너를 여친이라고 뻥치고 다니는 거라든가
네 그 구라로 떡칠 된 미소라든가
정말 조금이지만, 역겨워」
저는 원작이 따로 있는 애니는 되도록 이야기 부분은 줄이고 애니만의 감상을 쓰려고 합니다. 근데 이 작품은 이야기적으로 참 쓰고 싶은 말이 많은데 원작 만화를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라서 딜레마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적당히 이것저것 써봅니다.
이 작품의 악명은 예전부터 많이 들었습니다. 웃긴 사실은, 보고 있는 놈들은 전부 언제나 화가 나있어요. 거 같은 시기에 욕을 먹던 도메스틱한 그녀랑은 또 다른 분노가 보였습니다. 그쪽은 그냥 아침드라마마냥 비웃으며 욕하는 느낌이지만 이쪽(이하 렌탈창녀)은 진짜로 열불 터져서 뒤지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보통은 러브코메라면 독자들이 히로인끼리 편가르기 놀이하면서 싸우거든요? 근데 이건 아니에요. 다같이 그냥 주인공한테 욕 갈기면서 떼씹해요. 이게 애당초 처점 문제가 많은 설정을 가진 만화라서 히로인들이 욕을 쳐먹어야 하거든요? 근데 이건 아니에요. 물론 히로인테도 창녀라고 욕 쳐갈기긴 하지만 주인공한테 갈기는 욕이 훨씬 압도적이에요.
그래서 어지간히 좆같은 만화겠다 싶었습니다. 애니도 볼 생각 전혀 었었어요. 그런데 그놈의 오프닝 움짤이 여기저기 튀어나와서 제 호기심을 막막 자극하더랍니다. 그리고 결국 못참고 이놈의 새끼들이 대체 뭐 땜에 맨날 화나있는지 체험하게 된겁니다.
우유부단한 주인공은 원래 럽코에서 떼기 어려운 주인공의 속성입니다. 그래야 많은 히로인들을 굴려먹죠. 근데 렌탈창녀의 이새끼는 좀 다릅니다. 대가리 속에 든거라고는 전형적인 패배자 찐따 감성, 여편네한테 돈 꼴아박는 그냥 호구새끼, 계집 앞에서 한없이 비굴해지는 쓰레기. 옷은 허군날 같은 패딩, 길거리에서 쭈그려앉아있는 건 기본. 말도 제대로 못뱉고 구경만 하면서 혼자 감성충만해지는 발암덩어리. 뭐 하여간 이런 새끼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똘똘하고 해결능력 좋은 주인공에서 탈피하고 옛날 럽코 주인공으로 회귀한 느낌도 있지만, 그렇다고 옛날 럽코 주인공들이 이정도는 아니었죠. 적어도 돈은 안 꼴아박았지... 뭐 하여간 요즘 보기 힘든 주인공이라서 신선한 맛은 있었습니다. 신선하게 좆같은 맛.
이런 놈이랑 엮이는 히로인들도 참 문제인데... 일단 치즈루(갈색)에 대한 주인공의 마음 하나만큼은 찐이라서 다른 히로인이 승리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루카(깜댕이)가 몸뚱아리도 좋고 민짜에 주인공 일편단심에 성깔도 귀여워서 참 괜찮은 여편네인데 아무래도 나올 작품을 잘못 고른거 같네요. 근데 주인공같은 놈을 좋아하는 시점에서 얘도 정상은 아닌 년.
히로인으로서 관심은 안가지만 그나마 가장 현실적 감각이 있는 애가 마미(노랭이). 독자 입장에서 공감 가는 말을 제법 내뱉습니다. 특히 성대 연기가 인상 깊네요.
스미(빨갱이)는 등판을 별로 안해서 딱히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애당초 이런 성격에 왜 창녀질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고. 성격 바꾸고 싶어서 아이돌 하겠다는 년들보다 더 황당한 케이스.
작화는 방영 내내 폼이 전혀 안떨어지고 훌륭했습니다. 특히 루카 에피소드에서 힘을 팍 준 느낌. 노래도 오프닝, 엔딩 전부 좋았네요. 특히 오프닝은 노래 자체도 중독성 있고 영상까지 이 애니 작풍에 꽤 잘 맞는 느낌이어서 기억에 오래 남을 듯 합니다. 다만 작중에서 쓰이는 브금 중 하나가 여러 장면에 너무 자주 쓰여서 이 브금 원툴이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어쨌든 욕하는 맛으로 본 애니. 다들 욕은 열심히 쳐날리면서 대체 왜 끙끙대며 보고 있나 궁금했는데 대충 알거 같습니다. 분노에 중독되는 것도 인간이라면 가능한 얘기죠. 여튼 귀멸의 칼날도 그렇고 렌탈창녀도 그렇고 원작가는 애니한테 절 해야합니다.

이거는 스토리 진짜 아침드라마같은데 ,, 나름 재미는 있어서 보게 되는...
답글삭제어릴때 본 딸기100% 보는 느낌나요
딸기도 주인공이 답답한 맛이 있었지만 이건 그걸 아득히 초월합니다. 여편네도 이쪽이 환장할 년들이고.
삭제솔직히 딸기100하고 비슷하기 보다는 딸기100 이전의 러브코메 세대, 그러니까 히로인들이 주인공한테 마냥 들러붙지 않았던 그 시절의 러브코메 스타일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