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르노…
난 되살아났던 거야.
고향… 네아폴리스에서 너와 만났을 때… 조직을 배신했던 때에 말야.
느긋하게 죽어가기만 하던 내 마음은 그때 되살아났던 거야.
네 덕분에 말야…
행복이란 것은 이런 거야.
이거면 돼.
신경쓸 것 없어… 모두에게는 얘기 좀 잘해주고」
아라키 히로히코의 죠죠 시리즈 그 5부.
죠죠를 소싯 적에 1부하고 2부 초반만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딱히 재밌지도 않고 취향도 아니라서 그 후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5부 애니판만 봤더니 이건 재밌어서 5부만 따로 챙겨보게 된겁니다.
5부가 볼만했던 이유는 그냥 전개가 그럭저럭 취향이었기 때문입이다. 팀 하나가 임무를 수행하다가 결국 조직을 배신해서 도망치는 신세가 되고, 차례차례 죽어나가지만 결국 반격에 성공하여 조직을 먹게 되는 전개가 나름 긴장감 있고 무거운 분위기를 안겨줍니다. 다른 죠죠 시리즈를 제가 다 본 건 아니지만 좀 가벼운 분위기라고 느꼈기 때문에 비교되는 부분일 겁니다. 5부의 모든 이야기가 고작 일주일 정도에 걸쳐서 일어난 일이고, 그 사이에 수십번의 전투가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그만큼 전개의 밀도가 높고 긴박감이 강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얘네 밥 먹는거도 거의 못봤는데 어떻게 체력이 멀쩡한가 싶네요.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는 지퍼군(부챠리티). 주인공인 죠르노는 정신력도 그렇고 판단력도 이상하게 초월적인 타입이라서 딱히 인간적인 느낌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퍼군은 죠르노와 만나면서 다시 정신적인 재기를 하게 되고, 보스에게 두번 배신당하게 되면서 느끼는 절망감이 제법 잘 표현되었습니다. 죽는 과정과 결말까지 잘 그려진 캐릭터라서 5부는 지퍼군이 진짜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나란챠와 푸고가 신경쓰였지만 얘네 둘은 애니에서 더 묘사가 잘되어서 그쪽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확실히 구리다고 생각했던 캐릭터는 트리시. 일단은 히로인 포지션. 아니 뭐 이 그림에 이쁜 캐릭터를 바란건 아닙니다. 근데 얘는 생긴거고 뭐고 행동이든 정신이든 납득이 가는 묘사가 없습니다. 전반부에서 보호받는 역할일 때는 그저 병풍인 채로 대체 뭔 생각을 하는지, 주인공 팀한테 느끼고 있는 감정같은 건 전혀 나오지도 않습니다. 씨팔 이렇게까지 해주면 고맙다고 한마디라도 하겠다 ㅋㅋㅋㅋㅋ 보스한테 느끼는 감정도 그렇고 나중에 각성할 때도 극적 감정이 전혀 안느껴집니다. 중요한 포지션임에도 이렇게 묘사가 어설펐던 것은 틀딱 만화의 히로인이였기 때문일까요.
전개는 재밌었지만 전투가 재밌었냐 하면 역시 그건 아닙니다. 서로 능력을 분석해서 상대의 헛점을 찌르거나 하는 등의 전투가 계속됩니다. 근데 이 능력의 헛점이니 뭐니 하는게 진짜 죄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작가 편의대로 싸질러놓은거라서... 역전의 발상이니 뭐니 하는거도 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어거지로 우겨넣은 느낌입니다. 보스 능력도 모순이 엄청 많고. 애당초 이능력배틀은 이런 식으로 전략적으로 끌고가게 되면 조잡하게 싸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특히 연식이 꽤 된 만화라서 더 조잡한 느낌이 있습니다. 자기 몸 냅두고 스탠드 발현시켜서 싸우는거도 이상하죠.
그리고 그림도 굉장히 알아보기 힘듭었습니다. 틀딱 만화들 대부분이 그렇죠. 요즘처럼 인물이나 배경을 심플하게 그리려고 하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다른 죠죠에서 나오는 놈들이랑 다르게 캐릭터들이 헬창마냥 생기진 않아서 다행입니다. 패션은 개그지만.
결국 원작을 보게 됐지만 전 그냥 애니를 보는 걸 추천합니다. 애니가 그림이 정돈되어 있어서 알아보기 쉬운 것도 있지만, 특히 캐릭터들의 감정묘사가 훨씬 잘 되어 있습니다. 다른 죠죠 시리즈는 음... 굳이 따지면 4부가 신경쓰이지만 그것도 본다면 차라리 애니가 나을 거 같네요.
근데 현실적으로 첨언 하나 넣자면... 강요, 특수공갈, 특수강도, 점유강취, 자동차등 불법사용, 공갈, 특수협박, 재물손괴, 폭행, 특수폭행, 살인, 촉탁살인, 상해, 특수상해, 체포, 감금, 특수주거침입, 특수공무방해, 현주건조물 방화, 업무방해 등등등 할거 다하는 놈들이 뭔 마약은 안되고 얼라는 아끼고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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