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금을 보면 안돼. 귀에 의존해서도 안돼. 손만으로 느끼는거야」
치요마루의 과학시리즈? 여튼 아마도 그 4번째 작품. 전 카오스헤드, 슈타인즈게이트, 카오스챠일드를 해봤으나 이 시리즈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튼 오컬틱 애니판에 대한 감상은 그럭저럭 재미는 있다. 그러나 정신 사납다. 이정도로 요약 가능할 겁니다. 9명의 주요인물들이 사건에 빠지고 진실을 파헤쳐가는 플롯 자체는 제법 흥미깊은 구석이 있었습니다. 특히 과학과 오컬트라는 공존하기 어려운 두 테마를 섞은 곳이 제일 흥미 깊었던 분분입니다. 9라는 숫자도 이곳저곳에 잘 써먹었고, 엔딩곡과 함께 이어지는 예고편으로 뒷전개를 암시해주는 연출도 좋았습니다. 연출하니까 생각났는데 미유가 치쨩을 찾으러 초딩 과금러에게 향할 때 1인칭 시점으로 보여준 호러 연출도 제법 평가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장르치고 의외로 여편네들이 거의 다 마음에 들었네요. 울트라G, 별창년, 마술년, 그림쟁이년 요렇게 말이죠. 남정네들 중에서는 사실상 주인공이었던 안경군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분명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지적했으리라고 확실할 만한 점이 바로 등장인물의 대사가 너무 빠르고 정신 사납다는 겁니다. 주인공 일행들은 물론이고 흑막들의 설명 파트마저 너무나 빠른 말로 주절주절 늘어놓아서 잠시 멍때리고 있다가 놓친 부분이 한두곳이 아닙니다. 되도록 자막과 함께 보는 걸 추천하고 싶네요. 여튼 정신 사나움을 넘어서 시끄럽다고 느낄 정도로 하이텐션으로 말을 확확 쏟아내는 부분도 여러번 있었으니 가끔 보면서 괴롭다고 느낀 적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빠른 대화를 늘어놓은 이유는 아마도 1쿨 분량 내에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겠죠. 이러한 분량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오컬트와 과학이 메인테마니까 설명을 길게 하고 있으면 자칫 지루하기 쉬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끝으로 마지막화의 의외의 웃음포인트가 지금도 계속 떠올라서 웃깁니다. 드디어 주인공의 역할을 하게 된 주인공이 마지막 결정을 내릴 때 동료들의 반응이 진짜 ㅋㅋㅋㅋㅋ 일단 여기서 슬픈 척 해주면 되겠지란 속내가 느껴짐 ㅋㅋㅋㅋㅋ 그리고 화룡정점으로 주인공만 빼고 마지막에 즐겁게 모여서 노는 걸 보고 있자니 ㅋㅋㅋㅋㅋ 유령이 돼서도 블로그질 잘 하는구나! 하며 흐뭇하게 마무리를 하던 동료들이 진짜 웃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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