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점이었다」
세계가 확 바뀌었다.
고바야시 야스미의 <앨리스 죽이기>의 후속작. 전작이 있는 시리즈의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전작을 안봐도 작품 이해에 별 영향은 없습니다만 알고 나서 보면 깨알같은 재미가 더 생기는 그런 후속작입니다. 그리고 전작 뿐만 아니라 호프만의 소설을 읽으면 더 재밌겠지만 전 그쪽을 안 읽어서 아쉽게 됐네요. 앨리스 죽이기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알면 더 재밌듯이 말이죠.
어찌됐든 전작인 앨리스 죽이기가 훨씬 재밌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호프만의 작품에 대한 지식의 차이가 있었던 이유도 그렇지만, 그런 요소를 제외해도 텍스트나 트릭 면면에서 앨리스 죽이기가 한 수 위였다는 생각입니다. 일단 이상한 나라와 호프만 세계에 존재하는 캐릭터들의 재미가 비교됐니다. 이상한 나라의 캐릭터들이 훨씬 해학적이고 라임도 잘 살아있습니다. 호프만 세계는 음... 이렇다 할만한 라임이 사는 캐릭터들이 없더라구요. 게다가 이번에도 역시나 아바타를 이용한 트릭을 활용했지만 앨리스 죽이기 만큼의 통수감이 없죠. 클라라 죽이기는 아바타 트릭을 써먹기 위해서 이 캐릭터 저캐릭터를 너무 꼬아버린 바람에 오히려 트릭을 예측하기 쉬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야말로 이모리가 탐정역할을 제대로 하나 싶었는데 역시 페이크탐정. 사실상 조수 역할에 머무르고 지력과 주의력에서도 다른 캐릭터들에게 밀리는 등 변변찮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뭐 결국 커여운 도마뱀 빌을 구경하는 재미가 대부분인 느낌이네요. 아마 이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 듯합니다만 다음 작품은 변화를 줘야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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