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은 말했다.
신은 인간의 고통을 가늠하는 개념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더욱 단호하게 말한다.
신 따위 있을 턱이 없다!
존 레논은 말했다.
지옥은 없어. 인류 모두는 형제. 그렇게 상상하면 세계는 평화. 해피해피 노래하는 나를,
꿈만 꾸는 바보라고 모두가 비웃지만, 언젠가 꼭, 상상의 세계는 실현되어요.
거짓말!
존 레논은 결국 외톨이 몽상가다.
타인의 운명도 자신의 운명도 바뀐다. 바꿀 수 있다. 미래는 움직인다.
현실은 시간과 함께 동적으로 흘러간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이 직면한 현실도 바꿀 수 있을까.
솔직히 중반까지 왕따 일기나 계속 써제끼길래 그다지 몰입하지 못다다가 막판에 가서야 아 이거 우타노 책이었지... 하고 통수를 거하게 맞아버렸습니다.
중반까지 재미가 없었던 이유는 주인공군의 텍스트가 진짜 딱 중딩 일기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뭐 어차피 찐따 캐릭터는 어쩔 수 없다 쳐도 텍스트가 진짜 읽기 괴로운 수준이었습니다. 띄엄띄엄 읽다보니 어느새 우타노 책이었다는 사실도 까먹어서 원래 작가의 텍스트가 이런 수준인가 의심도 했습니다.
뭐 어쨌든 이렇게 질질 끌다가 막판에 가서야 일기장 너머의 세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텍스트도 안정되며 읽기도 쉬워졌습니다. 결국 다 읽고 난 감상은 또 당했구나! 입니다. 읽으면서 묘하게 뭔가 걸리는 구석이 있었는데 결국 이번에도 내 패배. 우타노의 통수 능력은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에서 경험한 바 있지만 <아비코의 살육에 이르는 병>의 임팩트에 먼저 당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해보였던 인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비교해보면 어떻게 봐도 우타노가 훨씬 뛰어난 작가입니다.
다른 감상포인트 중 하나는 주인공군의 애비 캐릭터. 존 레논이란 인물에 과하게 이입해서 인간으로서나 아버지로서나 쓰레기나 다름 없는 인간폐기물인 그도 다른 한편으로 아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아들의 미소를 보고 싶었던 구석이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선한 인간이 더욱 미움을 받는다는 세상의 진리 역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한 의도로 행하여진 일련의 행동들이 타인에게 스트레스와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걸 잊지 맙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